어머니 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웅■

(중국에서 공영방송 중계까지 했던 실화) 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 “먼 곳에 가보고 싶어, 서장(西藏, 티벳)이라는 곳에 꼭 가보고 싶어.” 중국 서장은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높은 곳 입니다. 비행기를 탈 돈도 없고 자동차도 없는 아들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칠순의 아들은 세발 자전거에 수레를 매달고 어머니가 편히 앉아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사방에 창문을 냈습니다. 평생 자신을 위해 희생해 온 어머니를 위해서 아들은 힘껏 페달을 밟았습니다. 길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중간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고, 노숙을 하기도 여러날이었습니다. 냇가에서 빨래를 하면서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한 900일 간의 소풍…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원하던 서장까지 가지는 못 했습니다. 102번째 생일을 앞두고 어머니는 눈을..

●어머니와 아내의 생각 차이

어머니는 물건을 살 때 시장으로 가고 싶어 하고 아내는 거의 모든 물건을 백화점에서 사고 싶어 한다. 어머니는 파도 뿌리에서 흙이 뚝뚝 떨어지는 파를 사고 아내는 깔끔하고 예쁘게 다듬어 놓은 파를 산다. 어머니는 고등어 대가리를 봉지에 함께 넣어 오지만 아내는 생선 가게에다 버리고 온다. 어머니는 손주들 옷소매가 넉넉한 것을 사려고 하고 아내는 아이의 몸에 꼭 맞는 옷을 사려고 한다. 어머니는 내일 입힐 것을 생각하지만 아내는 오늘 입힐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발을 살 때도 그렇다. 어머니는 한 치수 더 큰 것을, 아내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을 고른다. 어머니는 값을 따지고 아내는 상표를 따진다. 옷에 때가 묻고 더러워지면 어머니는 손빨래를 하지만 아내는 빨랫감 대다수를 전자동 세탁기에 맡긴다. 아..

■이루지 못한 사랑■

■ 이루지 못한 사랑 ■ 어머니 생신날이다. 다섯 자녀가 동생 집에 오랜만에 다 모였다. 어머니 방 창이 열려 있었다. 밤바람이 찰 것 같아 창문을 닫으려고 하니 어머니가 닫지 말라고 하신다. “자정이 되면 남준씨가 저 전깃줄을 타고 창문으로 들어온다." 아흔을 앞둔 어머니는 남준 씨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알츠하이머 증세로 어머니의 모든 기억은 점점 엉켜버렸다. 그런데 남준 씨의 이름은 물론이고 한국전력에 다녔다는 것도 또렷이 기억하신다. “남준 씨는 나 때문에 결혼도 못 했다."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신다. 창문 선반에 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서 치우려고 하자 손사래 치며 말리신다. "그 사람 옷차림이 하도 허술해서 옷 한 벌 사 입으라고 놔두었으니 그대로 둬라." 남준 씨는 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