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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요양원 노인의 넉두리

푸르미르(청룡) 2014. 11. 1. 21:51

어느 요양원 노인의 넉두리

    어느 요양원 노인의 넉두리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 같다 하고 쏜 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세월 가지 않는다
    한탄이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 하리요 보고픔만 더 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 버린 저 할머니처럼 세월가는지 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 버렸으니 천진 난만 하게 주는 하루 세끼
    간식만이 유일한 낙이더이다

    자식 십 여 남매 있음 무엇 하리요 이 한 몸 거할 곳 없더이다 아들 딸 자식들 유명 인사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 흘러 왔더이다 허리띠 졸라 매고 최고 학벌 자랑하며 고생도
    보람으로 알고 자식 뒷바라지 했든 들 무엇 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 아닌 사람 손에 매인 것을
    인생 종착역인 이곳 까지가 멀고도 험
    하였으리 종착역에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외롭더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속에 맑은 정신은 외롭다 치매로 정신을 망각함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 일지도 모른다 몸은 쇠하고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괴로움만 더 하더이다~
    가는 마당에 야속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도 정신에서 모두 내려 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
    모진 비바람도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 같은 마음으로 과거엔 부모들이 자식에게 전 인생을
    투자하고 노후를 보장 받기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젠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가 아니라면
    자신이 스스로의 노후를 책임 져야 할 시대입니다~

    아직도 연금타고 퇴직금타서 울며불며 매달리는자식에게 결혼비용 사업자금 취업자금 다
    털어주고 빈 털털이가 된 부모들이 길거리에 내 몰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서로 비참한 꼴이 되지요 한 푼 없이 늙고 초라한 부모가 자식들에게 더
    이상 부모가 아닌 것이 오늘의 세태입니다~ 자식에겐 교육까지만 책임져주고
    언제까지가 될지 모를 자신의 제3의 인생 노후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 옮겨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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