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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부의 감동 글

푸르미르(청룡) 2017. 8. 23. 22:56

 

 

 

어느 주부의 감동 글

 

 

안녕하세요 33살 먹은 주부예요. 

32살 때 시집와서 남편이랑 분가해서 살았고요. 

남편이 어머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버님 모시자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느 누가 좋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 일로 남편이랑 많이 싸웠어요. 위에 형님도 있으신데 왜 우리가 모시냐고 아주버님이 대기업 다니셔서 형편이 정말 좋아요. 

 

 

그 일로 남편과 싸우고 거의 매일을 싸웠어요. 하루는 남편이 술 먹고 울면서 말하더군요. 뭐든 다른 거는 다 하자는 대로 할 테니까 제발 이번만은 부탁 좀 들어 달라고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남편이 어릴 때 엄청 개구쟁이였데요. 매일 사고 치고 다니고 해서 아버님께서 아버님께서 매번 뒷수습하고 다니셨다고요. 남편이 어릴 때 골목에서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트럭에 (군 트럭 말고 중간 크기 트럭) 받힐 뻔한 걸 아버님이 보시고 대신 부딪치셨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못쓰신대요.

 

그리고 아버님 하시던 일이 막일이었는데 남편이 군 제대하고 26살 때까지 놀고먹었더랍니다. 아버님이 남편을 늦게 낳으셔서 지금 아버님 연세가 68세 되세요. 남편은 33세고요. 60세 넘으셨을 때도 막일을 하시면서 가족들 먹여살리고 고생만 하셨다네요.

 

막노동을 오래 하면 시멘트 독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것 때문에 손도 쩍쩍 갈라지셔서 겨울만 되면 많이 아파하신다더군요. 평생 모아오신 재산으로 마련한 조그만 집도 아주버님이란 남편 결혼할 때 집 장만해주신다고 팔으시고 지금 전세 사신다고 하고요.

 

그런데 어머님까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것 보니 마음이 아파 눈물이 자주 난다고 하더라고요. 저의요. 전 살림하고 남편 혼자 버는데 한 달에 150 정도 벌어와요. 그런데 그걸로 아버님 오시면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 써야 하고 여러 가지로 힘들 것 같더라고요. 그때 임신도 해서 애가 3개월인데 형님은 절대 못 모신다고 못 박으셨고 아버님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남편이 말을 하더라고요.

 

 

 

어떡합니까 저렇게까지 남편이 말을 하는데 그래서 넉 달 전부터 모시기로 하고 아버님 모셔 왔습니다. 첨에 아버님 오지 않으려고 자꾸 거절하시더라고요. 늙은이 가봐야 짐만 되고 눈치 보인다고요.

남편이 우겨서 모셔 왔습니다. 모셔온 첫날부터 여러모로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아버님 매번 신경 써서 정성껏 반찬 차려드리면 그걸 드시면서 엄청 미안해하십니다. 가끔 고기반찬이나 맛있는 거 해드리면 안 먹고 두셨다가 남편 오면 먹이더라고요. 그리고 저 먹어라 일부러 드시지도 않고요.

 

거기다가 하루는 장보고 집에 왔는데 걸레질을 하고 계신 걸 보고 놀라서 걸레 뺏으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면서 끝까지 다 청소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식사하시면 바로 들고 가셔서 설거지도 하십니다.

 

아버님께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리고 뺏어도 보지만 그게 편하시답니다. 아버님은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이시니 그렇게 행동하시는 거 압니다. 저도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픕니다.


 

남편이 몰래 아버님 용돈을 드려도 그거 안 쓰시고 모아 두었다가 제 용돈 하라고 주십니다. 어제는 정말 슬퍼서 펑펑 울었어요. 아버님께 죄인이라도 된 듯 눈물이 왈칵 나오는데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한 달 전쯤부터 아버님께서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에 들어오시더라고요.

어디 놀러라도 나가시는 것 같아서 용돈을 드려도 받으시지 않고 웃으면서 다녀올게 하면서 매일 나가셨습니다. 어제 아래층 주인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오다가 이집 할아버지 봤는데 유모차에 박스 싣고 가시던데"

라구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네 그래요 아버님 아들 집에 살면서 돈 한 푼 못 버는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불편한 몸 이끌고 하루하루 그렇게 박스 주우면서 돈 버셨더라고요. 그 이야기 듣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아버님 찾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안 보이시더라고요 너무 죄송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 말하니 남편도 아무 말이 없더라고요. 저녁 5시 조금 넘어서 남편이 조금 일찍 들어왔어요.

남편도 정말 마음이 안 좋은지 아버님 찾으러 나간 다곤 하고 바로 나갔지요. 제가 바보였어요!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며칠 전부터 아버님께서 저 먹으라고 봉지에 들려주신 과일과 과자들이 아버님께서 어떻게 일하면서 사오신 것인지를 못난 며느리 눈치 안 보셔도 되는데 그게 불편하셨던지 아들 집 오셔서도 편하게 못 지내고 눈치만 보시다가 그렇게 일하고 있으셨다니!

 

 

 

친정에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빠 생각도 나고 해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날따라 아버님 웃으실 때 얼굴에 많은 주름과 손목에서 갈라진 피부가 자꾸 생각나면서 너무 죄송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올 때까지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남편 나가고 한 시간 좀 넘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오더라고요. 아버님 오시면서도 제 눈치 보시면서 뒤에 끌고 오던 유모차를 숨기시는 모습이 왜 그리 마음이 아플까요 오히려 죄송한 건 저인데요. 왜 그리 아버님의 그런 모습이 가슴에 남아서 지금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요! 달려가서 아버님 죄송하다며 손 꼭 잡고 또 엉엉 울었습니다.

아버님 매일 나 때문에 내가 미안하다며 제 얼굴을 보시면서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아버님 손 첨 만져 봤지만요 심하게 갈라진 손등과 굳은살 베인 손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방안에 모시고 가서도 죄송하다며 또 그렇게 펑펑 울었어요. 아버님 식사 챙겨드리고 부엌에 와서도 왜 그리 눈물이 그치지 않는지 남편이 아버님께 그런 일하지 말라고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니까 그런 일하지 말라고 확답을 받아낸 후 세명이 모여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 먹는데도 아버님 손보면서 자꾸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오늘 남편이 노는 날이라 아버님 모시고 시내 나가서 날이 좀 쌀쌀해져서 아버님 잠바 하나랑 신발을 샀습니다.

 

 

 

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던 아버님께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자꾸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들어요"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면서 받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집에 아버님 심심할까 봐 케이블 TV 신청도 했고요. 아버님께서 스포츠를 좋아하시는데 오늘 야구 방송이랑 낚시 방송 보면서 너무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조용히 다가가서 아버님 어깨를 만져드렸는데 보기보다 정말 왜소하시더라고요. 제가 꽉 잡아도 부서질 것만 같은 그런 아버님 어깨 지금까지 고생만 하시고 자식들 뒷발이지만 하시느라 평생 헌신하시면서 살아오셨든 아버님의 그런 발자취들이 느껴지면서 또 아팠네요. 남편한테 말했어요.

 

저 평생 아버님 친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모신다고 비록 지금은 아버님께서 불편해하시지만 언젠가는 친딸처럼 생각해주시면서 대해주실 때까지 잘할 거라고요. 마지막으로 아버님 저 눈치 안 보셔도 돼요. 제가 그렇게 나쁜 며느리 아니잖아요 ㅠㅠ


 

아버님의 힘드신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지그의 저와 뱃속의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을 거예요.

 

 

 

 

저 아버님 싫어하지 않고 정말 사랑해요 아버님!
그러니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돼요!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렇게 일 안 하셔도 돼요!
저 허리띠 졸라매고 알뜰하게 살게요!

'사랑해요 아버님' ^^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