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물건을 살 때 시장으로 가고 싶어 하고 아내는 거의 모든 물건을 백화점에서 사고 싶어 한다. 어머니는 파도 뿌리에서 흙이 뚝뚝 떨어지는 파를 사고 아내는 깔끔하고 예쁘게 다듬어 놓은 파를 산다. 어머니는 고등어 대가리를 봉지에 함께 넣어 오지만 아내는 생선 가게에다 버리고 온다. 어머니는 손주들 옷소매가 넉넉한 것을 사려고 하고 아내는 아이의 몸에 꼭 맞는 옷을 사려고 한다. 어머니는 내일 입힐 것을 생각하지만 아내는 오늘 입힐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발을 살 때도 그렇다. 어머니는 한 치수 더 큰 것을, 아내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을 고른다. 어머니는 값을 따지고 아내는 상표를 따진다. 옷에 때가 묻고 더러워지면 어머니는 손빨래를 하지만 아내는 빨랫감 대다수를 전자동 세탁기에 맡긴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