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기억력보다 둔재의 메모가낫다 책을 읽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가둬 두지 않으면 사라지고 만다. 강물을 되돌릴 수 없듯 생각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진다. 나중에 다시 떠올리려고 해봐도 그 분명했던 생각이 쉽게 되살아나지 않는다. 기억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좋은 생각이나 스쳐가는 영감을 붙잡아 두기가 어렵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18년간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50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그 엄청난 저술을 가능하게 한 뒷심이 뭘까.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는 고립이 주는 여백이 아닐까. 그가 나랏일에 정력을 빼앗기고 당쟁에 휘말려 기력을 소진했다면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외적 환경이 저절로 저작으로 이어졌을 리 없다. 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