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등산하는 재미가 있다. 주말에 김밥과 소주 2병을 배낭에 넣고 산에 갔다. 정상에서 '얏호!' 한 번 하고 내려오다 점심 때에 바람에 나부끼는 초록빛 억새풀을 감상하며 점심을 먹으려고 명당자리를 찾다 괜찮은 자리를 발견하고 가까이 가보니 나와같이 혼자 온 중년 남자가 벌써 혀 꼬부라진 소리로 나를 부른다. “형씨, 같이 한 잔 합시다!” 거절할 수 없어 마주앉아 한 잔 받아 마셨지만 주정뱅이랑 산에서 술을 많이 마시면 안 될 것 같아 얼른 그로부터 벗어나려는데 자꾸 말을 걸어온다. “우리 통성명이나 합시다. 난 탁주郡 약주面 소주里에 사는 酒태백입니다. 형씨는 어디서 오셧소?” '내가 질소냐.' 하는 마음으로 대답하였다. “난 이별道 서럽郡 떠나面 못만나里에 사는 李삿갓이라 하오.” 그러면서 얼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