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와 꽃

송 아 지

푸르미르(청룡) 2012. 3. 26. 19:10
 

 
가슴으로 읽는 동시





가슴으로 읽는 동시

송아지

“음매애, 음애!”

가다가는 멈춰 서서

또 어미 소를 불러본다

“음매애, 음매!”

어미 소 대신

메아리가 대답했다

“음매애, 음매!”

송아지는 그게 정말

어미 소의 대답인 줄만 안다

“음매애, 음매!”

송아지는 자꾸만

앞산을 향해 걸어간다


-강소천(1915~1963)



송아지에 얽힌 추억은 늘 애틋하다.

어미 소의 젖이 퉁퉁 붇기 시작하면

송아지를 낳았다..

갓 낳은 송아지가 사랑스러워

어미 소는 젖은 털을 혀로 핥아주고,

송아지는 머리로 어미 소의

젖을 쿵쿵 받으며 재롱을 피우기도 했다..

그러나 어미 소가 팔려가던 날,

어미 소 눈에서 그렁거리던 눈물이며

며칠을 눈이 빨개지도록 섧게 울던

송아지의 추억은 지금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미 소는 논갈이 밭갈이에 늘 바빠서

송아지 혼자 남아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송아지는 어미 소를 불러 본다..

어미 소 대신에 메아리가 대답한다..

송아지는 그게 어미 소의 대답인 줄만 알고

자꾸만 앞산을 향해 걸어간다..

송아지나 사람이나

엄마를 그리워하는 정은 똑같다..

어미 소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메아리를 어미 소 대답으로 착각을 했을까..

어미 소를 그리워하는 송아지의 마음이

가슴에 뭉클 와 닫는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산너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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