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와 꽃

그대잠든 밤에 / 이보숙

푸르미르(청룡) 2014. 11. 7. 14:10

그대잠든 밤에 / 이보숙

        당신이 잠든 밤에 / 이 보 숙 바람이 붑니다. 당신이 떠나던 그해 시월은 가을 없이 겨울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옷깃을 여미며 들어섰던 그 카페엔 그 음악이 그 향기가 마치 당신의 체취 같아 안부를 묻곤 했습니다. 이듬해 그 이듬해 그리고 시월 또 바람이 붑니다. 무엇으로도 견뎌낼 수 없었던 아픔 빛바랜 추억 한 장 꺼내놓고 눈물보다 독한 술로 창마다 불 밝혔습니다. 이제 차가운 내 입술은 더는 안부를 묻지 않습니다. 창가에 그대 생각 켜두고 독한 그리움 한 잔 마십니다. 당신이 잠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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